RE:VIEW/etc. REVIEW

가격도 디자인도 필기감도 무난함 그 자체, 펜텔 테크니클릭 PD105T 리뷰

허진호 2015. 1. 8. 03:16

이번 리뷰는 블로그 역사상(?) 처음으로 발행될 필기구 리뷰이다. 왜 디지털을 다루다가 뜬금없이 샤프냐.. 할 수도 있겠다. 이미 짐작하신 분도 있겠지만, 제도샤프라는 닉네임은 거의 7년 가까이 사용해가는 닉네임이다. 초등학교때부터 사용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어릴때는 주로 HB연필을 사용했다. 어릴때 글씨를 연습하며 글씨를 똑바로 반듯하게 쓰기위해 넷째 손가락에 연필을 걸치기 시작했는데, 그 덕분인지 필기할 때 힘도 더 들어가고 가해진 힘은 그대로 손가락에 무리를 주어 네번째 손가락에 굳은살이 꽤 크게 박혀버리는 문제를 불러왔다. 계속해서 딱딱한 연필을 쥐게되면 더 나빠질 것 같아서 그때부터 샤프로 필기구를 바꾸었다. 그리고 그길로 샤덕의 길로. 처음에는 이마이크로 제도샤프로 시작했다. 그리고 펜텔의 P205, P207 라인업을 시작으로 참 다양한 샤프들을 돌아가면서 써왔던 것 같다. 핫트랙스 가서 수많은 펜들이 꽂혀있는걸 보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비교해보던 기억도 난다. 하여간 닉네임이 만들어지게 된 원인이자 어릴때의 친구(?)가 되어준 샤프로 이번 리뷰 시즌을 시작할까 한다.



오늘 리뷰할 친구는 펜텔 테크니클릭이다. 꽤나 오랜시간동안 장수하고 있는 모델 중 하나인데, 아마도 특수한 사이트노크 방식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펜텔 테크니클릭은 일반적인 샤프들과는 다른 모양새를 지니고 있다. 우선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샤프들과는 다르게 뒤에서 노크해 샤프심을 빼내는 방식이 아니라 옆에서 누르는 방식이다. 이런 사이드노크 방식을 채택함으로서 외양이 조금 독특하다. 



바디는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헤더와 노브-클립 파트를 제외한 부분은 일체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슬리브는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선단부는 투명 플라스틱이다. 아무래도 재질이 재질인 만큼 내구성에서 어느정도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만.. 샤프 자체의 두께가 좀 있는 편이기 때문에 웬만큼 힘을 주어 써도 쉽게 부러지진 않는다.



샤프의 제일 중요한 특징인 사이드노크 방식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일반적으로 샤프는 샤프심을 샤프 끝에 위치한 노브를 눌러 샤프심을 슬리브에서 뽑아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익숙해져있지만 이 방식은 손의 이동 경로가 길어져 빠른 필기를 할 때 시간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시험시간에 서술형 답안에 쫄리고 있는데 위로 손을 옮겨야 한다면 마음이 정말 급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사이드노크 방식은 이런 단점을 보완한다. 평소 샤프를 잡는 위치에서 엄지손가락만을 살짝 움직여 노트해 샤프심을 뽑아냄으로서 손의 이동경로를 줄이고 불편함도 감소시키는 것이 사이드노크 방식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테크니클릭의 필기감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 두께가 있기 때문에 두꺼운 샤프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손에 잡히는 느낌은 좋다. 조금 쓰다보면 다른 형태의 바디가 불편해진다. 다른 메탈 재질의 샤프들이나 (ex. uni SHIFT) 젤 형태의 샤프들 (ex. uni a gel)이 비하면 잡는 느낌이 좋지 못하지만 가격적인 부분도 작용하니까 크게 신경쓸만한 부분은 아니다. 노크감은 약간 뻑뻑한데, 사이드노크 방식으로 손과 버튼이 가까워졌기 때문에 실수로 노크해 샤프심이 실수로 나오거나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러 세팅된 느낌이다. 또한 uni 알파젤같은 경우에는 필압을 세게 쓸 경우 샤프심이 슬리브 안으로 밀려들어가는 문제가 있는데 테크니클릭은 샤프심을 꽉 잡아준다. 필자가 필압이 센 편임에도 불구하고 밀려들어가지 않는다.



가격 대비 디자인이나 그립감, 사용성면에서는 우수한 제품이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우선, 클립이 너무 약하다. 1000원짜리 제도샤프같은 경우도 주로 클립 부분은 메탈 혹은 스테인레스가 적용되어있다. 하지만 테크니클릭의 클립은 노브와 같은 재질의 플라스틱으로 너무 잘 부러진다. 따라서 테크니클릭을 사용하는 사람들 중 높은 비율로 클립이 부러져있는 사람들이 많다. 둘째로, 버튼이 옆부분에 있고 재질이 투명하다보니 버튼과 몸체 사이에 먼지가 유입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냥 볼 때는 괜찮지만 아마 샤프덕후라면 좀 거슬리는 부분이 아닐까. 셋째로, 별도로 샤프심을 수납하는 통이 없다보니 본체 안쪽이 거뭇거뭇하게 변하는 문제점이 있다. 샤프를 깔끔하게 유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투명한 바디가 조금 거슬리는 요인이 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샤프심 길이가 60mm가 넘어가면 캡을 닫을 수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제품들 중에는 길이가 70mm인 제품들이 많기 때문에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동아XQ 세라믹스2와 같은 샤프심들을 사용하려면 일일히 샤프심의 끝을 조금씩 잘라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재미있게도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으면 거기서 거기인 것이 필기구지만 하나하나 특징을 보기 시작하면 각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테크니클릭은 이름에서 다른 어떤 게임이 생각나지만(......) 상당히 매력적이다. 간단하고, 신경써서 관리할 필요도 없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2000원대 가격의 샤프인만큼 분실의 우려도 적다. 그냥 적당하게 학교에서 사용하기에 괜찮은 샤프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